아침저녁이 다른 인간과 단번의 구원 (히브리서 9장)
핵심 요약 : 히브리서 9장은 구약 제의의 언어로 예수 그리스도의 단번의 대속과 재림을 증언한다. 복잡한 제사 조건을 덜어내려던 믿음이 또 다른 조건이 되어버린 현실 속에서, 아침저녁으로 흔들리는 인간 실존을 뛰어넘는 테두리 없는 우주적 구원의 신비를 밝힌다. 히브리서 9장은 첫 장막 의 등잔대와 진설병 상, 금 향로와 사면을 금으로 싼 언약궤를 짚어가며 문을 연다(1-5절). 이어 모세가 송아지와 염소의 피를 취하여 율법책과 온 백성, 장막과 섬기는 모든 그릇에 뿌리던 피비린내 나는 제사의 현장을 소환한다(19-21절). 편집자가 구약 제의의 번거롭고 무거운 기구와 절차를 이토록 촘촘하게 불러낸 까닭은 제사 제도 자체가 영원한 무게를 지녀서가 아니다. 손으로 짓지 않은 참 하늘 에 단번에 들어가신 예수 그리스도 의 사역을 증언하기 위해 빌려온 설명 도구에 불과하다(11-12, 24절). 편집자가 옛 제의의 언어를 빌려 마침내 증언하고 싶었던 마지막 말은 세상 끝에 나타나 자기를 단번에 제물로 드리신 사건이자, 그 사역에 마침표를 찍을 두 번째 나타나심 이다(26-28절). 인간은 시간과 공간 , 원인과 결과의 논리라는 족쇄를 벗어날 수 없다. 하늘에서 일어난 구원의 신비마저도 지상의 언어와 인과율 의 틀에 담아 표현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 믿으면 구원 "이라는 익숙한 신앙의 표어 역시 그 출발은 순수했다. 복잡하고 번거로운 율법의 제사 행위들로부터 온갖 조건을 덜어내고, 오직 예수 그리스도의 은혜만을 오롯이 드러내기 위해 조건을 줄이고 줄여 단 하나의 통로만 남겨둔 고백이었다. 그러나 인간의 언어가 빚어낸 설명은 언제나 제 발에 걸려 넘어지기 마련이다. 은혜를 드러내려던 간절한 몸짓은 세월이 흐르며 도리어 구원을 얻기 위해 사람이 내놓아야 할 자격이자 또 하나의 배타적인 거래 조건 으로 굳어지고 말았다. 편집자가 예수 사역의 마침표로 제시한 28절의 " 자기를 간절히 기다리는 사람들 "이라는 표현도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