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위기 2장: 부풀림과 눈가림의 연기를 걷어낸 자리에 남는 것, 하나님의 신실하신 소금

소제(Minchah)의 제단은 모든 화려함과 장식이 거세된 자리다. 투박한 곡식 가루의 제단 위에서 하나님은 인류가 가장 흔하게 저지르는 두 가지 종교적 충동을 엄격히 금하신다. 바로 '부풀림(누룩)'과 '눈가림(꿀)'이다. 우리는 제단 앞에서 종종 우리의 보잘것없는 성과를 실제보다 크게 보이려 하거나(누룩), 우리 삶의 씁쓸한 고통과 비참한 현실을 달콤한 종교적 수사로 적당히 덮으려(꿀) 노력한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 어떤 부풀려진 성공도, 그 어떤 가공된 위로도 제단 위 기념물(Azkarah)로 받지 않으신다. 제단은 '뻥튀기'를 하는 곳이 아니라, 우리의 정직한 실존이 하나님의 거룩한 불을 통과하는 곳이다. 

이 거칠고 밋밋한 제단 위의 유일한 맛은 '소금'이다. 소금은 드리는 자의 변치 않는 순수함을 증명하는 수단이기에 앞서 그 제물 위에 하나님이 친히 뿌려주시는 '언약적 신실함(Covenantal Faithfulness)'의 결정체다. 우리가 아무리 정직하게 자신을 갈아 바친다 한들 하나님의 언약의 소금이 개입하지 않는다면 그 제물이 어떻게 거룩하게 될 수 있겠는가? 소금은 우리의 부족한 순수함을 보존하시는 하나님의 주도적인 은총이며, 실패한 인간의 제물을 기어이 '기념물'로 승격시키시는 하나님의 변치 않는 약속이다. 우리가 하나님께 곡식제물을 바치며 규정에 따라 소금을 뿌릴 때, 하나님은 우리와 맺은 언약의 신실함을 기억하신다. 

참된 소제는 누룩으로 나를 확장하려는 욕망을 내려놓고, 꿀로 나의 상처를 감추려는 방어를 해제하며, 오직 내 삶의 전 부위에 스며드는 하나님의 신실한 소금기를 대면하는 일이다. 소금을 뿌림으로 말미암아 우리의 평범한 곡식 가루 같은 일상은 하늘의 제단에서 기억되는 향기로운 화제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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