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4장: 청옥 위에서의 식사, 불가능한 사귐의 시작
출애굽기 24장: 청옥 위에서의 식사, 불가능한 사귐의 시작
"그들이 하나님을 뵈며 먹고 마셨다." (출애굽기 24:11, 새번역)
인간은 하나님을 보면 죽습니다. 그것은 피조물의 한계이자 죄인의 운명입니다. 그러나 출애굽기 24장은 이 엄중한 신앙의 물리 법칙이 깨지는 경이로운 순간을 기록합니다. 이스라엘의 지도자들이 하나님을 대면했으나 죽지 않았고, 오히려 그분 앞에서 먹고 마셨습니다. 그 식사는 하나님과 인간이 '가족'이 되었음을 선포하는 언약 체결의 잔치(Covenant Meal)입니다.
본문은 하나님의 형상을 구체적으로 묘사하지 못하고 그분의 '발 아래'를 묘사합니다. 청옥을 깔아 놓은 듯 맑은 그 바닥은, 이 땅의 광야 먼지가 아닌 천상의 찬란함을 상징합니다. 즉, 안식일이란 우리가 하나님의 보좌 앞으로 들어올려져, 그분의 발 아래 펼쳐진 하늘의 평화를 맛보는 시간입니다. "땅에 발을 딛고 있으나 하늘을 경험하는 것", 이것이 바로 제4계명이 지향하는 궁극적인 지점입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신비로운 초대를 앞에 두고도 여전히 헛된 열심에 매몰되곤 합니다. 안식일의 본질인 사귐과 쉼, 교제를 누리기보다 그것을 어떻게 지킬 것인가라는 규정에 집착합니다. 안식일이냐 주일이냐를 두고 벌이는 논쟁은, 하나님이 베푸신 잔칫상 앞에서 음식의 칼로리를 계산하며 서로를 비난하는 것과 같습니다. 안식일은 우리가 무언가를 해내는 날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미 이루신, 예정하신 안식 속으로 우리가 무장해제하고 들어가는 날입니다.
예수 그리스도는 요한복음 17장의 기도를 통해 이 배타적인 식탁을 우리 모두에게 열어주셨습니다. 삼위일체 하나님, 그분과 예수님의 영원한 사귐 속으로 우리를 초대하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더 이상 죽음을 두려워하며 하나님의 발치만 훔쳐보는 존재가 아닙니다.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는 담대히 그분의 보좌 앞으로 나아가 생명의 떡과 잔을 나누는 참된 안식의 주인공이 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