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 위에 덮인 진정성, 구원의 서막 : 창세기 44장

열정 위에 덮인 진정성, 구원의 서막

창세기 44장 묵상


"요셉이 말하였다. '그렇게까지 할 것은 없소. 이 잔을 가지고 있다가 들킨 그 사람만 나의 종이 되고, 나머지는 평안히 당신들의 아버지께로 돌아가시오.'" (창 44:17, 새번역)

"그러니, 저 아이 대신에 소인을 주인 어른의 종으로 삼아 여기에 머물러 있게 해주시고, 저 아이는 그의 형들과 함께 돌려보내 주시기를 바랍니다. 저 아이 없이, 제가 어떻게 아버지의 얼굴을 뵙겠습니까? 그럴 수는 없습니다. 저의 아버지에게 닥칠 불행을, 제가 차마 볼 수 없습니다." (창 44:33-34, 새번역)


1. 상처 입은 열정의 치밀한 계획

요셉의 계획은 잃어버린 동생과 함께 살고 싶은 애끓는 열정에서 비롯되었습니다. 베냐민의 자루에 은잔을 넣는 그의 작전은 사랑하는 동생을 합법적으로 곁에 두려는 치밀한 계략이었습니다. 과거 형들이 라헬의 첫째 아들인 자신을 버렸듯 이번에도 라헬의 둘째 아들인 베냐민을 쉽게 포기할 것인가? 요셉의 열정은 오랜 상처와 그리움이 빚어낸 날카롭고도 슬픈 질문이었습니다. 그는 형들의 마음을 저울질함과 동시에 자신의 가장 깊은 소망을 이루려 했습니다.

2. 옷에 묻은 피에서 심장에 묻은 피로

이 극적인 상황에 유다가 나섭니다. 과거 동생을 은 이십에 팔아넘기자고 제안하고 동생의 옷에 염소 피를 묻혀 아버지를 속였던 바로 그 유다입니다. 그러나 그는 더 이상 과거의 그가 아니었습니다. 그의 절박한 호소는 오랬동안 쌓아온 후회의 크기와 깊이를 드러냅니다. 그는 아버지와 베냐민의 특별한 관계를 더는 시기와 질투로 보지 않습니다. 무엇보다 그는 그 관계를 지키기 위해 자신을 던집니다. 과거 동생의 옷에 피를 묻혀 책임을 전가했던 그는 이제 "저 아이 대신에 소인을 종으로 삼아달라"고 외치며 자신의 심장에 피를 묻히는 선택을 합니다. 유다는 베냐민의 옷이 아니라 자신의 심장에 피를 묻히는 선택을 한 겁니다. 그는 더 이상 자기 심장보다 소중한 두 아들을 못하는 길로 들어서려고 합니다.

3. 더 깊은 열정의 승리

요셉의 열정은 '개인의 사랑'을 지키려는 열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유다의 열정은 '공동체의 구원'을 위한 열정이었습니다. 그는 자신의 두 아들과의 단절을 감수하고 아버지를 지키려 했고, 자신의 자유를 포기하며 동생을 살리려 했습니다. 이 진정성 가득한 자기희생의 열정은 요셉의 모든 계획과 시험을 무력하게 만들었습니다. 유다의 절규 속에서 요셉은 형들의 진정한 변화를 보았고, 돈으로 동생을 팔았던 죄가 자기희생적인 사랑으로 씻겨 나가는 구원의 드라마를 목격했습니다. 유다의 진정성은 요셉의 상처 입은 열정을 부드럽게 덮어버렸고, 마침내 굳게 닫혔던 용서와 화해의 문을 활짝 열었습니다. 이 순간 유다는 야곱의 아들을 넘어 이스라엘의 진정한 리더로 거듭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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