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을 읽다 - 하늘나라의 돌진

# 마태복음을 읽다 - 하늘나라의 돌진

## 예기치 않은 돌진

마태복음은 예상치 못한 돌진으로 시작된다. 죄인이 죄인을 낳는 단조로운 족보의 연속, 그 고리를 끊고 들어온 하늘의 족보. "임마누엘, 하나님이 우리와 함께 계시다"는 선언은 단순한 이름이 아니라 인류 역사의 새로운 전환점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이 돌진은 우연이 아니었다. 마태는 구약의 예언들을 하나씩 연결하며, 이 사건이 이스라엘의 역사적 서사와 맞닿아 있음을 보여준다. 마치 이스라엘이 애굽에서 탈출했듯이, 이제 예수도 애굽에서 돌아온다. 세례 요한의 등장은 구약 예언자들의 마지막 확인 도장과도 같았다. 드디어 기다리던 메시아가 오신 것이다.

## 뒤집힌 왕국의 시작

예수의 공생애는 뜻밖의 방식으로 시작된다. 돈, 명예, 권력이라는 세속적 성공의 유혹을 단호히 거절한 후, 예수는 "회개하라 천국이 가까이 왔다"고 선포한다. 이는 단순한 영적 구호가 아니었다. 곧이어 산상수훈을 통해 그가 선포한 천국이 기존 종교 지도자들의 천국과는 전혀 다른 것임을 드러낸다.

"너희는 세상의 소금이요 빛이라." 산상수훈의 청중들을 향한 이 선언은 충격적이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이 소금과 빛의 사명이 율법을 폐하는 것이 아니라 더욱 철저히 지키는 것으로 나타난다는 점이다. "눈에는 눈으로"가 아닌 "원수를 사랑하라", "간음하지 말라"를 넘어선 "마음으로 음욕을 품지 말라" - 이는 바리새인들의 율법 준수와는 차원이 다른 요구였다.

## 천국의 현실화

8장부터는 이 새로운 천국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현실화되는지 보여준다. 육신의 병자들, 귀신들린 자들, 죄인들이 치유되고 회복된다. 혈루증 여인은 옷자락만 만져도 나음을 얻고, 중풍병자는 지붕을 뚫고 내려온다. 심지어 자연마저도 그의 권위 앞에 복종한다. 

12제자들이 파송되어 동일한 사역을 행하면서, 이 천국 운동은 더욱 확장된다. 그들의 입에서 나오는 말은 자신의 말이 아니라 하나님의 영이 하시는 말씀이었다. 이것이 천국의 확장 방식이었다.

## 두 하늘나라의 대결

기존 종교 지도자들과의 갈등은 피할 수 없었다. 안식일에 병자를 고치고, 세리와 죄인들과 어울리며, 제자들이 씻지 않은 손으로 음식을 먹는 것까지 - 모든 것이 논쟁거리가 되었다. 그러나 예수는 그들의 "거짓 하늘나라"와 정면으로 대결한다. 

이 하늘나라의 실체는 여러 비유를 통해 드러난다. 그것은 겨자씨처럼 작게 시작하지만 끝내는 큰 나무가 되고, 밭에 감춰진 보화처럼 발견하는 즉시 모든 것을 팔아 사야 할 만큼 가치 있으며, 누룩처럼 조용히 퍼져나가는 것이다. 무엇보다 이 천국은 폭력이나 강요가 아닌, 자발적 희생과 사랑으로 확장된다.

## 십자가와 부활: 역설적 승리

대결은 예수의 죽음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예수는 이미 이를 "요나의 표적"으로 예고했다. 더구나 그는 빌라도 앞에서 자신을 변호하지 않는다. 마치 털 깎기 위해 끌려가는 어린 양처럼 침묵하며 십자가로 향한다.

그러나 극적인 반전이 일어난다. 무력하게 죽은 것처럼 보였던 예수가 부활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부활하신 예수가 자신을 죽인 이들에게 복수하지 않고 제자들을 찾아가 새로운 사명을 주었다는 점이다. 이것이야말로 진정한 하늘나라의 승리였다.

## 계속되는 돌진

마태복음은 단순한 전기가 아니다. 그것은 인간의 역사 속에 돌진해 들어온 하늘나라의 이야기이며, 그 하늘나라가 예수를 통해 어떻게 실현되었는지를 보여주는 서사다. 

이 하늘나라는 여전히 돌진하고 있다. 예수를 따르는 이들은 자기 십자가를 지고, 어린아이처럼 자신을 낮추며, 끊임없이 용서하는 삶을 살아간다. 그들이 바로 이 시대의 소금과 빛이 되어, 마태가 전하고자 했던 복음의 핵심을 이어가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