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5장: 성경이 말씀하는 기적-누가는 왜 예수의 공생애 시작에 베드로를 전면에 내세우는가?
누가복음 5장: 성경이 말씀하는 기적-누가는 왜 예수의 공생애 시작에 베드로를 전면에 내세우는가?
4 예수께서 말씀을 그치시고, 시몬에게 말씀하셨다. "깊은 데로 나가, 그물을 내려서, 고기를 잡아라."
5 시몬이 대답하였다. "선생님, 우리가 밤새도록 애를 썼으나, 아무것도 잡지 못했습니다. 그러나 선생님의 말씀을 따라 그물을 내리겠습니다."
8 시몬 베드로가 이것을 보고, 예수의 무릎 앞에 엎드려서 말하였다.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
32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서 회개시키러 왔다.
4장에서 악마의 시험을 무사히 통과한 예수는 자신의 공적 활동을 시작한다. 회당에 들어가 말씀을 선포하다가 사람들과 입씨름으로 진을 뺀 예수는 악령 들린 이에게서 귀신을 쫓아낼 때 자신의 활동이 보다 효과적임을 알아챘다. 여기서부터 누가는 베드로를 등장시킨다. 예수는 열병을 앓던 베드로의 장모를 고친다. 이 치유를 당시 사회 통념에 적합하게 표현하면, 열병을 몰아낸다. 그것으로 끝내지 않고 누가는 5장에서 베드로를 전면에 등장시킨다.
누가는 왜 예수의 공생애 초기에 베드로를 내세웠을까? 그리고 예수는 로마에 대한 독립투쟁이나 민중 봉기 같은 사회-정치적 활동 대신 병자를 치유했을까? 게다가 병자를 치유하는 능력으로써 사람들의 마음을 얻기는 매우 쉽다. 그런데 예수는 그런 제안들을 거절하고 병자 치유 자체를 선택했다. 베드로가 물고기를 많이 잡은 사건과 그의 반응에서 예수의 선택 이유를 짐작할 수 있다.
예수의 말씀대로 그물을 내렸더니 베드로는 물고기를 많이 잡았다. 밤새 물고기를 잡았지만 허탕친 어부 베드로에게 예수의 지시는 기적을 불러일으키는 말씀이었다. 평소 베드로였다면 물고기 한 번 잡아보지 않아 보이는 청년의 말이 귀에 들어올 리 없다. 그런데 베드로는 자신의 기질과는 반대로 청년의 말, 심지어 깊은 데로 가서 그물을 내리라는 조언을 순순히 따른다. 1차 기적이다. 그런데, 진짜 기적은 이제부터 벌어진다. 그물이 찢어지도록 고기를 잡은 베드로가 예수 앞에 무릎을 꿇었다. “주님, 나에게서 떠나 주십시오. 나는 죄인입니다.” 물고기를 잡은 데 대한 감사와 사례(분배)를 언급하지 않고 자신이 죄인이라고 자백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생뚱맞지 않은가. 베드로는 많은 물고기를 보며 그의 육신과 영혼에 그물처럼 터져나갈만큼 쌓인 죄들을 보았다. 베드로의 병은 치유 받았다. 물고기에서 자신의 죄를 본 베드로, 이것이야 말로 베드로에게 일어난 2차 기적이다. 베드로는 우리에게 익숙한 반응, 곧 예수를 붙잡아 물고기 잡이에 화수분처럼 이용하려기보다 자신을 떠나시라고 요청한다. 베드로는 오히려 예수가 던진 그물에 붙잡혔다. 하나님이 베드로에게 예정한 본질적 기적, 즉 3차 기적이다.
병자에게 병의 치유는 기적이다. 치유 받은 병자들은 모두 하늘이 기획하고 예수가 던진 그물에 베드로처럼 한 사람 한 사람 사로잡혔다. 병의 치유는 죄에 대한 하늘의 처벌로서 질병이라는 당시 사회적 통념, 곧 종교적 상식을 깼다. “나는 의인을 부르러 온 것이 아니라, 죄인을 불러서 회개시키러 왔다”(32절)는 예수의 말씀은 하늘의 뜻을 계시하는 진리의 말씀이 아닐 수 없다. 하나님은 해피엔딩 드라마를 반드시 완성시키고 싶다. 누가가 알아챈 하나님의 속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