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2장: 표징의 온도-누가의 덫
누가복음 2장: 표징의 온도-누가의 덫
11 오늘 다윗의 동네에서 너희에게 구주가 나셨으니, 그는 곧 그리스도 주님이시다.
12 너희는 한 갓난아기가 포대기에 싸여,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을 볼 터인데, 이것이 너희에게 주는 표징이다.
34 시므온이 그들을 축복한 뒤에, 아기의 어머니 마리아에게 말하였다. "보십시오, 이 아기는 이스라엘 가운데 많은 사람을 넘어지게도 하고 일어서게도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으며, 비방 받는 표징이 되게 하려고 세우심을 받았습니다.
35 -그리고 칼이 당신의 마음을 찌를 것입니다.- 그리하여 많은 사람의 마음 속 생각들이 드러나게 될 것입니다.”
49 예수가 부모에게 말하였다.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습니까? 내가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알지 못하셨습니까?”
누가는 데오빌로에게 하늘과 땅의 만남인 예수의 탄생이라고 편지의 첫 문장을 쓰고서, 그 만남을 세 번 강조했다. 세 바퀴를 굴러 정신 없는 데오빌로에게 누가는 빛과 어둠을 동시에 보여주며 그를 사로잡으려고 한다. 구원자 그리스도가 태어난 표징이 아기가 구유에 뉘어 있는 것이란다. 천사가 목자에게 한 말이다. 구유에 누인 그리스도, 이 얼마나 극명한 대비인가. 이 역설은 로마 고위 관리로 예상되는 데오빌로의 상식을 뒤엎었을지도 모른다. 은둔 현자 시므온이 아기 예수를 품에 안고 성령의 감동을 받아 쏟아내는 말은 듣는 이의 기를 질리게 만든다. 유대인과 이방인 모두에게 계시하는 빛으로 태어난 예수는 비방 받는 표징으로 세움을 받았단다. 말의 기온차가 너무 크다. 파도가 너무 세서 멀미날 지경이다. 데오빌로는 시므온의 말이 이미 칼이 되어 마리아의 마음을 찌르고 있음을 보았다. 그런데 그의 말이 미래형이다. 언제 칼이 마리아의 심장을 제대로 찌른단 말인가? 칼이 되어 제 어미의 가슴을 찌르게 되는 운명의 예수가 처음으로 직접 말을 한다. "어찌하여 나를 찾으셨습니까? 내가 내 아버지의 집에 있어야 할 줄을 알지 못하셨습니까?”(49절) 당시 유대인들이 예루살렘 성전을 ‘아버지의 집’으로 불렀는지는 모르겠으나, 신의 집을 제 아버지의 집이라고 부르는 예사롭지 않은 12살 예수다. 데오빌로는 계속 편지를 읽지 않을 수 없다. 데오빌로는 누가의 덫에 제대로 걸려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