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3장: 데오빌로에게 세 차례 구사한 누가의 냉온탕 전술
누가복음 13장: 데오빌로에게 세 차례 구사한 누가의 냉온탕 전술
1 바로 그 때에 몇몇 사람이 와서, 빌라도가 갈릴리 사람들을 학살해서 그 피를 그들이 바치려던 희생제물에 섞었다는 사실을 예수께 일러드렸다.
7 그래서 그는 포도원지기에게 말하였다. '보아라, 내가 세 해나 이 무화과나무에서 열매를 얻을까 하고 왔으나, 열매를 본 적이 없다. 찍어 버려라. 무엇 때문에 땅만 버리게 하겠느냐?’
16 그렇다면, 아브라함의 딸인 이 여자가 열여덟 해 동안이나 사탄에게 매여 있었으니, 안식일에라도 이 매임을 풀어 주어야 하지 않겠느냐?
19 그것은 겨자씨의 다음 경우와 같다. 어떤 사람이 겨자씨를 가져다가 자기 정원에 심었더니, 자라서 나무가 되어, 공중의 새들이 그 가지에 깃들였다.
29 사람들이 동과 서에서, 또 남과 북에서 와서, 하나님 나라 잔치 자리에 앉을 것이다.
30 보아라, 꼴찌가 첫째가 될 사람이 있고, 첫째가 꼴찌가 될 사람이 있다.
34 예루살렘아, 예루살렘아, 예언자들을 죽이고, 네게 파송된 사람들을 돌로 치는구나! 암탉이 제 새끼를 날개 아래에 품듯이, 내가 몇 번이나 네 자녀를 모아 품으려 하였더냐! 그러나 너희는 그것을 원하지 않았다
13장은 누가가 데오빌로에게 병 주고 약도 주는 챕터다. 냉온탕 요법을 통해 누가는 데오빌로를 설득을 넘어 압박한다. 1-5절에서 데오빌로는 닭살이 돋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가는 종교적이고 정치적인 무리수로 보이는 빌라도의 갈릴리인 살해 사건을 유대인과 로마인의 갈등으로 몰고가서 뾰족하게 대립하도록 만들지 않고 그 사건에 대한 예수의 다른 시각의 종교적 해석으로써 그 매운맛을 순화시킨다. 빌라도, 갈릴리 사람들, 예루살렘의 사람들, 누가 자신, 그리고 마지막으로 데오빌로도 포도원 지기 예수가 3, 4년 동안 열매를 기대하는 무화과나무들이다(6-9절). 누가의 첫 번째 ‘병 주고 약 주고’이다.
그런데, 주인이 포도원에 포도나무가 아니라 무화과나무를 심었다(6-9절). 그것도 딱 한 그루를 심었다. 포도원이 예수를 따르는 공동체를 의미한다면, 데오빌로는 거기에 심긴 한 그루 무화과나무에 자신을 대입할 수밖에 없다. 누가는 데오빌로를 제대로 압박하기 시작한다. 데오빌로를 설득하는 시도는 누가에게 명령하는 그분에 의해 중지될 수 있다(7절). 그렇지만, 18년간이나 등 굽은 병으로 고통받아온 여인이 안식일법에 매이지 않고 치유를 받았듯이 진작 찍혀나갔어야 할 18년 된 병자 데오빌로도 안식일에 예수가 베푸는 치유를 받을 수 있다(10-17절). 누가는 여기서 한 번 더 데오빌로를 흔든다. 하나님의 능력은 작은 구멍이 둑을 무너뜨리듯 겨자씨와 누룩처럼 데오빌로에게 작용할 것이다(18-21절).
22-30절에서 누가는 세 번째로 데오빌로에게 병과 약을 동시에 준다. 하나님 나라의 문은 좁지만, 거기는 꼴찌가 첫째가 되는 일이 동서남북에서 온 이들에게 일어나는 곳이다. 데오빌로도 거기에 초대를 받았다. 예수는 누구나 첫째로 여기는 예루살렘을 향해 한탄하며 포기 카드를 내비친다(31-35절). 그럼 로마 사람 데오빌로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여기까지 읽은 데오빌로는 누가의 냉온탕 전술에 걸려들어 마음이 조급해졌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