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2장: 하나님 신앙에서 이방인이라는 장애물을 치워버린 누가
누가복음 12장: 하나님 신앙에서 이방인이라는 장애물을 치워버린 누가
28 믿음이 적은 사람들아, 오늘 들에 있다가 내일 아궁이에 들어갈 풀도 하나님께서 그와 같이 입히시거든, 하물며 너희야 더 잘 입히지 않으시겠느냐?
29 그러므로 너희는, 무엇을 먹을까 무엇을 마실까 하고 찾지 말고, 염려하지 말아라.
30 이런 것은 다 이방 사람들이 추구하는 것이다. 너희 아버지께서는, 이런 것이 너희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아신다.
31 그러므로 너희는 그의 나라를 구하여라. 그리하면 이런 것들을 너희에게 더하여 주실 것이다.
32 두려워하지 말아라. 적은 무리여, 너희 아버지께서 그의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신다.
12장 전체는 바리새파의 위선에 대한 비판이다. 바리새파는 경건을 추구하는 그들의 말과 행동의 표면과는 달리 하나님을 두려워하지 않는다. 그들이 실제 두려워한 것은 돈과 권력이다. 그들은 권력에 대해서는 겁쟁이였고(8절 이하), 돈에 있어서는 어리석은 부자다(13절 이하). 십일조는 그들의 재물 의존성에 대한 가림막이자 면죄부였으며, 그들의 청지기직은 주인에게는 아첨의 위치였으나 그들 아래 종들에게는 악질 관리자로 기능했다. 누가는 이러한 바리새파를 ‘하나님의 나라를 구하지 않는 자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다(31절).
그런데 누가의 바리새파 비판이 그의 편지를 읽는 데오빌로를 설득하기에 적합한지를 묻지 않을 수 없다. 바리새파 비판을 담은 12장이 로마 사람 데오빌로에게 어떤 감동을 줄 수 있을까? 로마 사람 데오빌로와 유대인의 대표격인 바리새파 사이의 공감대 형성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하나님 앞에서는 의식주에 매인 마음을 십일조로 가릴 수 없고, 아래 사람들에 대한 악행을 주인에게 굽실댐으로써 감출 수 없다. 누가는 자신이 소개하는 하나님, 곧 예수의 일대기를 통한 하나님에 대한 올바른 신앙을 데오빌로에게 알려주기를 바란다. 하나님은 바리새파의 절기 준수나 십일조에는 관심이 없다. 마찬가지로 하나님은 유대인이냐 이방인이냐에 일말의 관심도 없다. 돈이나 권력에 매인 신앙이 아니라 그분만을 두려워 하는 신앙이 올바른 하나님 신앙이다. 이방인인이냐 유대인이냐의 구분은 하나님 신앙에서 장애물이 아니다. 로마 사람 데오빌로는 바리새파와 나란히 출발선에 서 있다. 누가는 32절을 데오빌로에게 들려주고 싶다: "너희 아버지께서 그의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