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1장: ‘하나님-예수-제자’ 라인을 굳히기에 들어간 누가
누가복음 11장: ‘하나님-예수-제자’ 라인을 굳히기에 들어간 누가
1 예수께서 어떤 곳에서 기도하고 계셨는데, 기도를 마치셨을 때에 그의 제자들 가운데 한 사람이 그에게 말하였다. "주님, 요한이 자기 제자들에게 기도하는 것을 가르쳐 준 것과 같이, 우리에게도 그것을 가르쳐 주십시오."
19 내가 바알세불을 힘입어 귀신을 내쫓는다면 너희의 추종자들은 누구를 힘입어 귀신을 내쫓는다는 말이냐? 그러므로 그들이야말로 너희의 재판관이 될 것이다.
20 그러나 내가 하나님의 능력을 힘입어 귀신들을 내쫓으면, 하나님 나라가 너희에게 이미 온 것이다.
29 무리가 모여들 때에, 예수께서 말씀하기 시작하셨다. "이 세대는 악한 세대다. 이 세대가 표징을 구하지만, 이 세대는 요나의 표징 밖에는 아무 표징도 받지 못할 것이다.
30 요나가 니느웨 사람들에게 표징이 된 것과 같이, 인자 곧 나도 이 세대 사람들에게 그러할 것이다.
1-13절은 ‘하나님-예수-제자’ 라인의 효력을 가리킨다. 이 라인을 타고 흐르는 기도는 막힘 없이 소통된다. 누가는 제자 그룹에 이방인도 포함시켰다. 이것은 예수의 유지를 받든 결과다(마 28장). 데오빌로를 설득하는 편지를 쓴 것이 그 예다. 그러나 14-26절은 ‘하나님-예수-제자’ 라인을 파손하는 하나의 시도다. 예수를 하나님이 아닌 귀신의 왕 바알세불의 라인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체결된 라인을 파손하는 행위다. 예수는 라인 파괴 시도를 어이없어 한다. 귀신이 귀신을 쫓아내면 그 집안 망한 것 아니냐는 말씀은 촌철살인이 아닐 수 없다(19절). 성서는 명암의 대비를 매우 신속하게 한다. 창세기에도 1-2장이 밝은 부분이라면, 곧바로 3장에서 사람의 불순종이라는 어둔 면이 등장한다. 누가도 창세기를 많이 읽었는지 예수가 체결한 라인을 부수려는 시도를 틈도 주지 않고 달려들게 한다. 게다가 누가는 라인 파괴의 시도가 매우 집요하고 거셀 것이라고 경고했다(26절). 37절 이하에서 누가는 귀신 하나가 라인을 끊어내지 못하면 일곱이 달려들 것을 예언하듯 그려준다. 천사는 날개가 없다는 말이 있다. 그만큼 천사는 사람이 눈치채지 못할 정도로 가까이에 존재한다는 말이다. 톨스토이의 단편에 등장하는 천사는 이웃 사람이었다. 마찬가지로 마귀(귀신)도 뿔이 없다. 귀신도 천사처럼 이웃으로 존재한다. 누가는 일곱 귀신을 바리새인과 율법교사로 은유했다.
29-36절은 11장의 백미다. 누가가 생각하는 요나의 표징은 우리네 상식에 익숙한 물고기 뱃속 사흘이 아니라, 하나님은 이스라엘도 앗시리아의 니느웨도 모두 사랑하신다는 진실이다. 하나님은 요나에게도 무한한 은혜와 사랑의 존재 자체이시지만 니느웨 사람들에게도 동일하다. 하나님의 사랑의 열심(열정)은 경계가 없다. 요나는 하나님을 막아 설 수도 없고, 그런 하나님의 결정을 피해 스페인으로 도망갈 수도 없다. 누가는 요나서를 올바르고 정확하게 파악하고, 그 사실을 데오빌로에게 제시하며 그를 설득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