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가복음 10장: 하나님-예수-제자의 일직선 - 누가의 데오빌로 설득의 밑그림
누가복음 10장: 하나님-예수-제자의 일직선 - 누가의 데오빌로 설득의 밑그림
1 이 일이 있은 뒤에, 주님께서는 다른 일흔[두] 사람을 세우셔서, 친히 가려고 하시는 모든 고을과 모든 곳으로 둘씩 [둘씩] 앞서 보내시며
16 누구든지 너희의 말을 들으면 내 말을 듣는 것이요, 누구든지 너희를 배척하면 나를 배척하는 것이다. 그리고 누구든지 나를 배척하면, 나를 보내신 분을 배척하는 것이다.
19 보아라, 내가 너희에게 뱀과 전갈을 밟고, 원수의 모든 세력을 누를 권세를 주었으니, 아무것도 너희를 해하지 못할 것이다.
20 그러나 귀신들이 너희에게 굴복한다고 해서 기뻐하지 말고, 너희의 이름이 하늘에 기록된 것을 기뻐하여라.
21 그 때에 예수께서 성령으로 기쁨에 차서 이렇게 아뢰었다. 하늘과 땅의 주님이신 아버지, 이 일을 지혜 있는 사람들과 똑똑한 사람들에게는 감추시고, 철부지 어린 아이들에게는 드러내 주셨으니, 감사합니다. 그렇습니다, 아버지! 이것이 아버지의 은혜로우신 뜻입니다.
23 예수께서 제자들에게 돌아서서 따로 말씀하셨다. "너희가 보고 있는 것을 보는 눈은, 복이 있다.
24 내가 너희에게 말한다. 많은 예언자와 왕이 너희가 지금 보고 있는 것을 보고자 하였으나 보지 못하였고, 너희가 지금 듣고 있는 것을 듣고자 하였으나 듣지 못하였다."
36 너는 이 세 사람 가운데서 누가 강도 만난 사람에게 이웃이 되어 주었다고 생각하느냐?
41 그러나 주님께서는 마르다에게 대답하셨다. "마르다야, 마르다야, 너는 많은 일로 염려하며 들떠 있다.
42 그러나 주님의 일은 많지 않거나 하나뿐이다. 마리아는 좋은 몫을 택하였다. 그러니 아무도 그것을 그에게서 빼앗지 못할 것이다."
10장에서도 누가는 데오빌로를 세 차례 설득한다. 첫 번째는 70/72명의 제자들 파송과 사역(1-24절), 두 번째는 선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25-37절), 그리고 세 번째는 마르다와 마리아 이야기(38-42절)이다. 첫째 장면에서 누가는 하나님-예수-제자들을 하나의 선 위에 세운다. 16절이 그 증거다. 파송된 제자를 배척하면 파송한 예수를 배척한 것일 뿐만 아니라 궁극적으로 예수를 파송한 하나님을 밀어낸 꼴이 된다. 누가는 하나님과 예수와 제자를 연결시키면서 데오빌로를 70/72명의 제자단 끝자락에 서라고 설득한다. 요한복음의 저자(편집자)는 누가의 구조를 조금 다르게 그렸다. 하나님과 예수의 집합에 제자들의 집합을 포함시켰다. 이 구도가 예수의 유언기도(요 17장)의 핵심이다. 시간이 흘러 누가복음과 요한복음을 읽는 이들은 제자들의 개념을 그리스도인 전체로 보기도 하고, 어떤 이들은 인간 전체, 아니 온 피조물로 확대하기도 한다. 어쨌든 누가는 우선 하나님-예수-제자들의 일직선을 데오빌로에게 그려주며 설득을 시작한다. 누가에 따르면, 하나님과 예수와 제자를 일직선 위에 세우는 구도는 예삿일이 아니라 예수가 그려주는 은혜이다(23-24절).
누가의 두 번째 설득은 선한 사마리아 사람 비유이다. 여기에 등장하는 제사장, 레위인, 사마리아인 가운데 누가의 편지를 읽는 데오빌로는 누구에게 가장 친밀감을 느낄까? 당연히 사마리아인이다. 로마 사람 데오빌로는 이방인으로서 개 취급을 받는 사마리아 사람에게 끌리지 않을 수 없다. 여기서 누가는 자신의 설득 작전에서 끈끈이를 설치한 덫 속으로 데오빌로를 이끌어 들이고 있다. 선한 사마리아인이 된 데오빌로에게 나도 제자단의 끄트머리에 설 수 있겠다는 작은 희망과 자신감이 차올랐을 것이다.
세 번째 설득은 마르다와 마리아 이야기이다. 누가는 데오빌로에게 많은 일을 하는 마르다를 유대인으로, 마리아를 지금 선교 편지를 읽는 데오빌로 자신으로 느끼도록 만들었다. 접대로 바쁜 마르다와 손님과 대화하는 마리아에 대한 예수의 평가는 어느 한 사람에게로 기울지 않는다. 마르다의 시각에서라면 마리아의 모습이 불편할 수 있다. 그러나 손님의 입장이면 마르다나 마리아 모두 괜찮다. 누가의 설득 편지를 읽는 데오빌로는 누가가 10장 곳곳에 배치한 ‘회개’의 암시를 배척하지 않는다면, 하나님과 예수와 연결되는 선 위에 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