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20장: 하늘 나라의 한 데나리온 원칙 - 마태복음 편집자의 세 번의 강조
마태복음 20장: 하늘 나라의 한 데나리온 원칙 - 마태복음 편집자의 세 번의 강조
14 당신의 품삯이나 받아 가지고 돌아가시오. 당신에게 주는 것과 꼭 같이 이 마지막 사람에게 주는 것이 내 뜻이오.
15 내 것을 가지고 내 뜻대로 할 수 없다는 말이오? 내가 후하기 때문에, 그것이 당신 눈에 거슬리오?' 하였다.
16 이와 같이 꼴찌들이 첫째가 되고, 첫째들이 꼴찌가 될 것이다.
20 그 때에 세베대의 아들들의 어머니가 아들들과 함께 예수께 다가와서 절하며, 무엇인가를 청하였다.
21 예수께서 그 여자에게 물으셨다. "무엇을 원하십니까?" 여자가 대답하였다. "나의 이 두 아들을 선생님의 나라에서, 하나는 선생님의 오른쪽에, 하나는 선생님의 왼쪽에 앉게 해주십시오."
26 그러나 너희끼리는 그렇게 해서는 안 된다. 너희 가운데서 위대하게 되고자 하는 사람은 누구든지 너희를 섬기는 사람이 되어야 하고,
27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
30 그런데 눈 먼 사람 둘이 길 가에 앉아 있다가, 예수께서 지나가신다는 말을 듣고, 큰 소리로 외쳤다. "다윗의 자손이신 [주님], 우리를 불쌍히 여겨 주십시오!”
마태복음 편집자는 20장에서 하나님 나라의 한 데나리온 원칙을 세 번 강조한다. 하나님의 뜻이 관철되는 곳이 하나님의 나라다.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고 다스리신다면, 모든 피조물에 대한 주권을 가진다면,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나라여야 한다. 그분의 뜻이 모든 영역에서 관철되기 때문이다. 마태복음 편집자가 주목한 하나님의 뜻은 한 데나리온의 품삯이다(1-16절). 일꾼의 노동시간에 비례하지 않는 품삯은 맘몬에 찌든 사람에게는 불합리로 다가온다. 그러나 하나님은 그런 인간에게 당신의 뜻을 관철하신다. 마태복음 편집자가 주목한 한 데나리온이다. 여전히 인간은 목이 곧아서 하나님의 뜻을 이해하고 싶지 않다. 능력이 없어서가 아니라 받아들일 마음이 없어서다. 사람은 나면서부터 악하다는 성서의 말씀은 진리다.
하나님 나라의 원리, 곧 하나님의 다스림의 원칙을 말씀하는 예수를 야고보와 요한의 어머니가 청탁하러 찾아왔다. 편집자의 자료 배치가 절묘하지 않은가. 그들 어머니가 예수를 그 때 처음으로 찾아왔을까? 초면 청탁은 금물이다. 당연히 빈 손 청탁도 안 된다. 여기서 사람의 기브앤테이크와 예수의 한 데나리온의 끝이 날카롭게 대결한다. 하나님은 사람의 대가와 더 많은 보상의 원칙을 깨뜨린다. “너희 가운데서 으뜸이 되고자 하는 사람은 너희의 종이 되어야 한다”(27절).
마침내 편집자는 한 데나리온 어치의 노동조차 없애버린다. 눈 먼 두 사람(29-34절)이 눈을 떴다. 편집자는 그들의 행실이나 업적을 언급할 필요가 없다. 예수가 그들 곁을 지나가는 것이 그들이 눈 뜰 수 있는 조건이라면 조건이다. 편집자가 한 시간의 노동마저도 던져버린 것은 그만큼 그가 예수에게서 깨달은 하늘 나라의 원칙이 절절해서다. 편집자는 예수가 알려준 하나님 나라의 비밀을 온 천하에 알리고 싶다. 그는 마침내 깨달음의 한 마디를 내뱉는다: “꼴찌들이 첫째가 되고, 첫째들이 꼴찌가 될 것이다”(16절).
예수에게서 그가 깨달은 것은 사람의 익숙한 상식에서는 역설로 다가온다. 맘몬과 권세에 찌든 인간은 예수의 한 데나리온 원칙마저도 변질시켰다. 높아지기 위한 낮아지기, 많이 갖기 위한 지갑 비움이 그것이다. 마태복음 편집자는 이런 왜곡을 예상했을까? 마태복음이 오늘날도 여전히 유효한 것은 예수가 선포한 하나님 나라의 한 데나리온 원칙이 사람에게서는 가장 관철되기 어려워서인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