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태복음 5장: 마태복음 편집자의 시선-치유와 기적 대신 팔복 선언과 율법 해석부터
마태복음 5장: 마태복음 편집자의 시선-치유와 기적 대신 팔복 선언과 율법 해석부터
3 마음이 가난한 사람은 복이 있다. 하늘 나라가 그들의 것이다.
17 내가 율법이나 예언자들의 말을 폐하러 온 줄로 생각하지 말아라. 폐하러 온 것이 아니라, 완성하러 왔다.
18 내가 진정으로 너희에게 말한다. 천지가 없어지기 전에는 율법은 일점 일획도 없어지지 않고, 다 이루어질 것이다.
39 그러나 나는 너희에게 말한다. 악한 사람에게 맞서지 말아라. 누가 네 오른쪽 뺨을 치거든, 왼쪽 뺨마저 돌려 대어라.
48 그러므로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서 완전하신 것 같이, 너희도 완전하여라.
마태복음 편집자는 예수님의 치유 사역 대신 그분의 말씀 사역을 먼저 보여준다. 율법을 해석하고 가르치는 예수, 이것은 편집자가 그분을 기억하는 기본 시선이다. 편집자는 자주 예언서의 구절을 예수와 연결했다. 율법과 예언을 해석하고 설명하는 예수의 모습이야말로 편집자에게 예언과 율법의 구현이었을 것이다. 그래서 편집자는 예수님의 공적 활동을 병 고침이나 기적 사건 대신 율법을 해석하며 진정한 그 의미를 제시함으로써 시작한다. 편집자는 예수님의 팔복 선언을 가장 먼저 붙잡았다. 율법을 마음을 다하고 뜻을 다하여 지킨 사람은 마음이 가난해질 수밖에 없다. 왜냐하면 그는 자신이 율법을 준수할 수 없음에 슬퍼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예수님은 그런 사람들에게 하늘 나라를 약속하며 위로한다. 율법 준수, 곧 하나님 경배와 신앙 때문에 고난과 박해를 받고 있다면, 예수는 그것이야말로 너희 신앙의 선조인 예언자들이 걸었던 길을 걷는 올바른 신앙과 삶이니 오히려 하나님을 잘 섬기고 있음에 기뻐하라고 격려하며 북돋운다.
그런데, 예수는 각종 규정들을 보다 혹독하게 지킬 것을 요구한다. 원수가 오른쪽 뺨을 치면 왼쪽 뺨마저 돌려 대라는 예수님의 해석은 뺨 맞는 이에게는 잔인하지 않을 수 없다. 실수나 잘못 한 번 하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겠는가. 그럼에도 예수는 오른손이 잘못 했으면 차라리 잘라버리라고 말씀한다. 예수의 요구는 단호하다. 너희가 율법을 몸과 마음을 다해 지키는 것이 하나님을 섬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 하나님만을 섬겨야 한다. 율법 지킴에 다른 그 무엇도 끼어들 수 없다. 율법 지킴이 하나님과의 관계 유지를 의미한다면, 다른 것으로 하나님을 대체하지 말아야 한다. 예수님의 가혹함과 단호함은 ‘하나님만’을 의미한다. 이것이 율법을 지켜야 하는 인간 편에서의 굳은 결의라면, 하나님 편에서의 굳은 의지도 있다. 예수님이 요구한 대로 율법을 지킬 수 있는가? 자타가 공인하는 유대교 전사 바울의 말이 옳다. ‘의인은 단 한 사람도 없다.’ 그럼에도 예수는 철저한 율법 준수를 요구하고 있다면, 거기엔 하나님 편에서의 의지가 녹아 있다. 율법은 하나님과 인간의 관계 유지를 위해 주어졌다. 율법이 하늘에서 떨어졌든 사람이 정리해서 제시했든 그것은 하나님과 인간 사이의 관계 규정이다. 혹독한 율법 준수 요구에서 예수는 하나님의 뜻을 전파한다. 가혹할 만큼의 관계 파괴라 할지라도 율법의 일점 일획도 바꾸지 않겠다는 것이 하나님의 변경되지 않는 영원한 의지다. 편집자는 하나님의 의지를 온전함으로 해석하면서, 하나님이 완전하신 것 같이 우리도 완전합시다고 권유하며 5장을 마무리한다. 인간은 율법을 지킬 수 없다는 사실을 뻔히 아는 예수님이 율법을 철저하게 해석하고 지독하게 준수할 것을 요구하는 것 속에는 비록 율법 준수에 실패하더라도 하나님을 다른 무엇으로 대체하지 말아야 한다는 인간 편의 의무와 혹독한 준수 요구에 상응하는 하나님의 지독한 변치 않음의 의무가 나란히 놓여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