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4: 아담과 흙
시편 104: 아담과 흙
29절: 그러나 주님께서 얼굴을 숨기시면 그들은 떨면서 두려워하고, 주님께서 호흡을 거두어들이시면 그들은 죽어서 본래의 흙으로 돌아갑니다.
시인은 하나님이 만물을 창조하셨을 뿐만 아니라 그들을 돌보고 계시다고 고백한다. 시인은 사자의 울음 소리를 하나님께 먹이를 달라는 소리로 듣는다. 식물도 동물도 하늘과 땅도 모두 하나님과 관계를 맺고 있다. 다른 피조물은 하나님께 순종하지만, 인간만은 그렇지 못할 때가 잦다. 하나님의 작품들 가운데 인간은 실패작처럼 보인다. 다만 인간은 태어날 때와 죽을 때 하나님과 두 번은 연결된다. 이것은 다른 피조물과 인간의 원초적 같은 점이다. 시작과 끝의 한계 속의 인간이다. 이것을 성서는 또 다르게 표현하고 있다: “흙으로 돌아간다.” 흙은 인간 존재뿐만 아니라 다른 피조물들의 본질과 한계를 가장 잘 표현하는 단어이다. 우리는 흔히 코람데오(coram Deo)라는 말로써 우리의 정신 자세를 가다듬는다. 그러나 우리가 ‘하나님 앞에’ 우리 자신을 세운 적이 있던가. 차라리 흙에 우리의 감정을 이입하는 것이 더 나을 것이다. 창세기(의 저자 내지 편집자)는 그 사실을 정확히 알았다. 다른 피조물이 하나님의 말씀으로 창조될 때, 창세기는 하나님과 흙을 동시에 등장시키며 사람을 설명한다. 흙에서 하나님과 인간을 동시에 보는 것, 창세기와 시편 104편이 만나는 지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