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02: 시인의 마지막 소망
시편 102: 시인의 마지막 소망
11-13절: 내 사는 날이 기울어지는 그림자 같으며, 말라 가는 풀과 같습니다. 그러나 주님, 주님은 영원히 보좌에서 다스리시며, 주님의 이름은 대대로 찬양을 받을 것입니다. 주님, 일어나셔서 시온을 긍휼히 여겨 주십시오. 때가 왔습니다. 시온에 은혜를 베푸실 때가 왔습니다.
23-24절: 나는 아직 한창 때인데 기력이 쇠하여지다니, 주님께서 나의 목숨 거두시려나? 나는 아뢰었다. "나의 하나님, 중년에 나를 데려가지 마십시오. 주님의 햇수는 대대로 무궁합니다."
11절은 실패, 좌절, 그리고 고난을 당하는 사람이 자기 삶을 묘사한 것이다. 그는 그림자가 기울면 태양도 사라지듯이 자신의 삶도 곧 그렇게 될 것을 안다. 그는 새파란 색으로써 기운을 자랑하던 풀이 그 어떤 문제로 말미암아 서서히 기운을 상실하듯 자신의 기개, 계획, 꿈, 욕망도 말라가고 있음을 본다. 11절의 시인은 기울어 스러지고 있는 자신의 삶을 지탱할 수 없다. 그 누가 지는 태양을 붙잡을 수 있으며, 마른 풀에 생명을 공급할 수 있겠는가. 이제와서 자신의 잘못이든 하나님의 심판이든 그 이유를 찾았다 하여 그것이 그의 삶을 원상복귀시킬 수 없다. 자신의 운명을 원망해도, 혹은 자신의 잘못을 뉘우쳐도 태양은 지고 말 것이고 풀은 완전히 말라버리고 말 것이다.
그렇다고 해서 시인은 하나님을 탓하지 않는다. 시인의 위대한 점이다. ‘오늘 피었다 내일을 보지 못하고 지는 들풀도 하나님의 섭리 안에서 그렇게 시들기’ 때문이다. 비록 그의 상태가 기우는 그림자, 말라가는 풀이라 해도 주님의 다스림의 결과이다. 아직 기력이 남아있을 나이지만 쇠하게 되더라도, 그것은 주님의 통치의 결과일 뿐이다.
다만 그는 13절과 24절처럼 마지막으로 기도할 수 있다. 혹시 제가 바라는 긍휼을 제게 베풀어주시렵니까? 혹시라도 제가 중년에 꺾이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하나님을 전적으로 신뢰하며 자신의 모든 것을 그분께 맡긴 이의 마지막 기대이다. 우리도 시인의 마지막 소망의 그 자리에 선다. 시인도 우리도 한낱 사람이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