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90: 설득의 방향 전환-’인간이 하나님을’로부터 ‘하나님이 인간을’으로

시편 90: 설득의 방향 전환-’인간이 하나님을’로부터 ‘하나님이 인간을’으로

9절: 주님께서 노하시면, 우리의 일생은 사그라지고, 우리의 한평생은 한숨처럼 스러지고 맙니다.

15-16절: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 수만큼, 우리가 재난을 당한 햇수만큼,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십시오. 주님의 종들에게 주님께서 하신 일을 드러내 주시고, 그 자손에게는 주님의 영광을 나타내 주십시오.

모세의 기도 시편 90편은 하나님과 사람의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토로한다. 하나님이 영원이라면, 인간은 한숨처럼 스러지는 순간이다. 한마디로 하나님은 사람에게서 선한 것을 기대하지 않으신다. 인간이 하나님을 지키는 것이 아니라, 반대로 하나님이 인간을 보호하고 지켜야 한다는 거다. 시인 모세는 방향의 전환에 도전한다. 그것은 인간으로부터 하나님이 아니라, 하나님으로부터 인간으로의 전환이다.

지금까지 그리스도인 대다수는 성서를 변호하고 변증했다. 그들은 성서 속의 하나님을 지키려고 했다. 대부분의 기도는 인간이 하나님을 설득했다. 방향이 바뀌어야 한다. 하나님이 사람을 설득해야 한다. 성서는 하나님이 사람을 설득한다는 증거 문서이다. 인생은 기껏해야 칠십 년, 건강해야 팔십 년이고, 그나마 그 인생의 대부분은 고생과 슬픔뿐이다. 시인이 보기에, 인생 년수가 길어질수록 하나님이 그 인생을 설득할 시간은 촉박하다. 인생이 한숨과 같기 때문이다. 시인은 당당히 요구한다: “우리를 괴롭게 하신 날 수만큼 우리에게 즐거움을 주십시오.” ‘하나님, 사람을 설득하십시오. 다만 인생이 길지 않음을 기억하십시오.’ 과연 시인은 하나님께 설득 당했을까? 지금 하나님은 시편 90편을 읽는 나를 설득하시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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