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80: 기도자의 하나님 설득 논리
14절: 만군의 하나님, 우리에게 돌아오십시오. 하늘에서 내려다보시고, 이 포도나무를 보살펴 주십시오.
시인은 현재 이스라엘의 절박한 상황에 빛을 비추어 달라고 기도한다. 그의 하나님 설득 논리가 14절이다. 이집트에서 포도나무 이스라엘을 탈출시켜 가나안 땅에 심으셔서 포도원을 이루었는데, 이제와서 울타리를 무너트리실 수 있습니까? 주변 나라가 이스라엘의 포도 열매를 따먹으며 ‘하나님의 백성도 별 것 없다’며 비웃게 만드십니까?
지금 기도자는 하나님께 일관성을 요청하고 있다. 이집트 탈출 때와 가나안 정착 이후에, 비록 이스라엘은 자주 흔들리고 심지어 배신을 하더라고, 하나님은 처음에 포도나무를 옮겨 심으실 때의 그 뜻을 변치 말라는 것이다. 시인의 기도는 출애굽기 32장부터 시작되는 모세의 기도를 떠올리게 한다. 이스라엘의 금송아지 사건 이후 하나님은 더는 이스라엘과 함께 가나안에 들어가기를 원치 않는다. 모세는 하나님과 담판을 짓는다: “모세가 주님께 아뢰었다. "주님께서 친히 우리와 함께 가지 않으시려면, 우리를 이 곳에서 떠나 올려 보내지 마십시오.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가지 않으시면, 주님께서 주님의 백성이나 저를 좋아하신다는 것을 사람들이 어떻게 알 수 있겠습니까? 주님께서 우리와 함께 계시므로, 저 자신과 주님의 백성이 땅 위에 있는 모든 백성과 구별되는 것이 아닙니까?"(출 33:15f.) 모세와 시인의 설득 근거가 동일하다. 그것은 하나님의 일관성이다. 시인과 모세는 이스라엘에 대한 일관성에서 명예를 얻으시라고 하나님을 설득한다. 시간이 흘러 오늘날 모세와 시편 80편을 읽는 우리도 하나님을 설득할 수 있기를 바란다. 시간이 지나도 성서의 내용과 그 안에 담긴 뜻이 유효하려면, 하나님은 설득당하셔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