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77 : 신앙의 기반이 무너질 때
3절: 내가 하나님을 생각하면서, 한숨을 짓습니다. 주님 생각에 골몰하면서, 내 마음이 약해집니다.
시인은 지쳤다. 그가 심연의 어둠 속에서 한 줄기 빛이신 주님을 찾았으나 찾지 못했다. 마음 동력의 근원이던 하나님 신앙이 고갈되어 그는 약해졌다. 시인이 고백하는 하나님은 20절에 드러난다: “주님께서는, 주님의 백성을 양 떼처럼, 모세와 아론의 손으로 인도하셨습니다.” 지금 그 하나님이 시인에게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그래서 시인은 모든 것을 손에서 놓아 버렸다. 시인처럼 예수도 십자가 위에서 모든 것을 놓아 버렸다: “엘리 엘리 라마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 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예수도 지쳤다.
하나님 신앙에 굳건히 서 있던 시인과 예수의 탈진 때문에 역설적으로 모든 사람에게 희망이 생겼다. 예수도 인간인 한, 자신의 동력이던 신앙의 기반은 무너질 수밖에 없다. 하나님은 사람의 연약함을 아신다. 인간이 나면서부터 악함을 아신다(창 6:5, 8:21). 주의 이름을 부르는 자는 구원을 얻는다. 이 말을 보다 정확히 정리하자: 신앙의 연료가 고갈되었을 때 구원이 임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