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72 : 군왕의 에티켓
2절: 왕이 주님의 백성을 정의로 판결할 수 있게 하시고, 주님의 불쌍한 백성을 공의로 판결할 수 있게 해주십시오.
군왕의 에티켓은 정의로운 판결에 있다. 그래야 약자도 강자들 틈에서 숨 쉴 수 있기 때문이다. 공의로운 판결이 다윗 시편(시편 2권)의 대미를 장식하는 것(20절)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다윗의 시는 하나님을 향한 기도와 찬양이 동전의 양면처럼 붙어 있기에, 그의 시들은 하나님과 다윗과의 관계에서 벌어지는 일 처리에 관심을 둘 것으로 예상된다. 하지만 다윗 시편 제2권은 ‘정의로운 판결’로 마무리 되었다. 하나님과 왕의 올바른 관계는 ‘공정한 판결’에서 드러나야 한다. 하나님과의 보이지 않는 수직적 관계는 보이는 수평적 관계에서 드러나야 한다. 예수께서 ‘열매를 보고 나무를 안다’(마태 7:15ff.)고 말씀하신 것은 바로 수직과 수평 관계를 가리킨다(esse sequitur agere: to be is to act). 그러므로 다윗이 올바르게 기도하고 찬양했는지를 알려면, 그가 약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판결했는지에서 판가름 난다. 시편 72편은 솔로몬의 시면서 동시에 다윗 시편의 마지막이다. 솔로몬이 집권 초기에 소위 일천번제를 통해 ‘공정한 재판을 위한 지혜’를 구한 것은 이 시편의 주제와 수미일관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