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70 :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4절: 그러나 주님을 찾는 사람은 누구나 주님 때문에 기뻐하고 즐거워하게 해주십시오. 주님의 승리를 즐거워하는 모든 사람이 "하나님은 위대하시다" 하고 늘 찬양하게 해주십시오.

69편에서 시인은 ‘주를 찾는 자들이 나(시인) 자신 때문에 수치를 당하는 일이 없기를 바란다’고 기도했다면, 70편에서는 ‘주님을 찾는 사람들이 주님 때문에 기뻐하게 해달라’고 기도한다. 주를 찾는 자들이 수치와 모욕을 당하지 않으려면 오직 한 길 외엔 없다. 하나님이 사람의 선악을 개의치 않고 모두를 선대하셔야 한다. 선과 악은 인간의 가치 판단에서 가장 커다란 카테고리이다. 우리는 악의 최고 권위자로 사탄을, 선의 최고자로 하나님을 상정하여 심플하게 하나님과 사탄의 대결 구도를 만든다. 아우구스티누스도 ‘신의 도성’에서 시간의 선을 그어서 그것의 시작점에서 선과 악이 갈라지고, 선분의 끝점에 이르는 동안 선과 악을 대결하는 구도로 전개하고, 그 끝점에서 선의 최종 승리로 마감했다. 하지만 선악의 대결은 철저히 인간적 가치 판단에 기초할 뿐이다. 성서의 하나님은 우리의 선악 대결을 대변하기도 하지만, 때때로 욥기에서 보듯이 악이 하나님의 손 안에 있다. 하나님에게서 선과 악은 나뉘지 않는다. 하나님은 선과 악의 대결을 넘어선다. 인간에게서 선과 악의 대결이 지속되는 한, 누군가는 기뻐하고 누군가는 슬피 울어야 한다. 그러나 하나님이 그런 인간의 선악 판단의 결과를 따르지 않는다면, 즉 성서가 가끔 보여주는 하나님의 모습을 우리가 놓치지 않는다면, 모든 피조물(인간 포함)이 ‘하나님은 위대하시다’고 찬양하게 될 것이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성사(Sacramentum, 성례)

책임의 원칙 (요 20:19-31)

하나님에 의한, 하나님을 통해 영원하게 인식되는 인생 (마 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