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55: 피난처
13절: 그런데 나를 비난하는 자가 바로 너라니! 나를 미워하는 자가 바로, 내 동료, 내 친구, 내 가까운 벗이라니!
다윗이 가장 가까운 사람에게 배신을 당했다. 이 배신은 그에게 그의 적들의 행위보다 더 깊은 상처를 남겼다. 그가 지금까지는 적들을 피해 도망을 칠 수 있었다면, 이번에는 광야로 조차 피신할 수 없다. 그만큼 그는 회복할 수 없을 정도로 마음을 다쳤다. 늘 그래왔듯이 다윗에게는 하나님만 남았다. 마음의 상처는 생각보다 아프다. 마음의 병은 원래 그렇다. 누군가 그 상처를 알아주기만 해도 그는 견딜 수 있다. 다윗은 하나님을 찾았다. 찾아갈 사람이 다윗에겐 없었기 때문이다. 다윗은 하나님 곁에서 버텼다.
어니스트 헤밍웨이는 자신의 소설 <노인과 바다>에서 다윗의 질문을 들었던 것 같다. 한 노인이 84일 동안 아무것도 잡지 못하다가, 85일째 되는 날 먼 바다로 가서 청새치와 사흘간 사투를 벌여 기어이 잡았다. 그러나 그가 항구로 돌아왔을 때, 청새치의 뼈만 남았다. 헤밍웨이는 대적들이 남긴 상처뿐만 아니라 가장 가까운 이가 마음을 할퀸 상처로 마음을 다친 다윗을 보았다. 그는 다윗의 기도도 들었다: ‘상처뿐인 영광에서 무슨 유익을 기대할 수 있습니까?’ ‘하나님, 당신은 몸과 마음, 그리고 영혼마저도 만신창이가 된 내가 필요하십니까?’ ‘당신 곁에서 쉬고 싶습니다.’
노인에게는 항구가 있고, 다윗에게는 하나님이 있다: “나의 아버지와 나의 어머니는 나를 버려도, 주님은 나를 돌보아 주십니다”(시 27:10). 신약에서 예수님은 말씀했다: “수고하고 무거운 짐 진 자들아 다 내게로 오라 내가 너희를 쉬게 하리라”(마태 11: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