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8: 사람의 희망
15절: 주님, 내가 기다린 분은 오직 주님이십니다. 나의 주, 나의 하나님, 나에게 친히 대답하여 주실 분도 오직 주님이십니다.
다윗은 의지할 대상을 더 이상 찾지 못했다. 다윗에게는 기도의 대상만 남았다. 자신의 최선의 대책이 기도 밖에 없을 때, 다윗의 기도는 실존적이고 가장 현실적이 되었다. “나는 주님만을 기다립니다. 내 기도에 대답해 줄 수 있는 분은 당신뿐입니다.” 그에게 이 기도만 남았다.
신약에도 다윗 같은 이가 등장한다. 두 렙돈만 남은 여인이다. 그녀가 두 렙돈을 가지고 무엇을 할 수 있단 말인가. 그녀는 차라리 하나님께 두 렙돈을 드리고 죽기를 바랐다. 두 렙돈은 그녀의 기도이다. 그녀도 다윗처럼 기도했다: “나는 주님 밖에 없습니다. 내 기도를 받으소서.”
두 렙돈의 여인 외에 또 한 사람이 있다. 그는 인간 예수다. 십자가의 예수에게 가족도, 제자도, 따르던 많은 사람들은 의지의 대상이 아니었다. 그에게도 다윗처럼 그리고 두 렙돈의 여인처럼 하나님만 남았다. 예수도 기도했다: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셨습니까”
다윗에게는 야훼가 찾아왔고, 두 렙돈의 여인에게는 예수가 일부러 다가갔다. 그러나 하나님은 인간 예수를 찾아가지 않았다. 모든 사람이 인간 예수를 하나님이 버렸다고 결론을 내렸을 때에야 하나님은 그를 찾아갔다. 인간 예수에 대한 사람들의 결론이 십자가였다면, 하나님의 결론은 그것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다윗이 느끼는 종말들은 하나님의 종말이 아니다. 두 렙돈의 여인이 생각하는 종말도 하나님의 끝은 아니다. 그러므로 다윗의 기도는 그의 최후의 기도가 아니었고, 여인의 두 렙돈 기도도 마지막 기도가 될 수 없었으며, 인간 예수의 “엘리 엘리 라마 사박다니”도 최종 기도가 될 수 없었다. 인간 예수 조차도 하나님의 종말을 몰랐는데, 다윗과 두 렙돈의 여인이, 그리고 우리가 어찌 하나님의 종말을 알겠는가. 사람은 하나님의 끝을 알 수 없다. 우리는 다윗, 두 렙돈의 여인, 그리고 인간 예수의 기도에서 우리 기도의 모범을 발견한다. 성서는 사람의 끝이 하나님의 종말은 아니라고 말씀한다. 이것이 기도 대상으로 하나님만 남은 사람들이 시편 38편에서 발견하는 희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