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33 : 다윗의 찬송 레시피
4절: 주님의 말씀은 언제나 올바르며, 그 하시는 일은 언제나 진실하다.
chatGPT가 세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다. chatGPT를 다룬 유튜브 영상에서 인상적인 설명을 들었다. 전통 learning은 밀가루와 레시피(프로그래밍)를 컴퓨터에 집어 넣고 빵을 구웠다면, deep learning은 밀가루와 빵을 컴퓨터에 넣고 레시피를 뽑아냈다. 프로그램의 정교함이 전통적 방법에서 중요하다면, 빵을 무한에 가깝도록 먹는 행위가 딥 러닝에서 중요하다. 딥 러닝은 단순 무식하게 빵먹기라는 거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각종 빵을 많이 먹은 컴퓨터가 레시피를 써냈다. 이게 놀랍다는 거다. 그러다보니 사람이 chatGPT를 만들었느냐, 컴퓨터가 스스로 했느냐를 두고 선뜻 사람이라고 할 수 없게 되었다.
시편 33편 4절은 다윗의 빵 레시피다. 다윗의 레시피에 그가 한평생 먹은 빵이 녹아 있다. 다윗은 단 빵, 쓴 빵, 부드러운 빵, 거친 빵, 온갖 빵을 다 먹었다. 그 결과로 튀어나온 레시피가 4절이다.
다윗의 온갖 생사고락이 도출한 레시피는 숫자로 보면 0(zero)과 같다. 다윗이 미친 체 해야만 생존할 수 있던 것도 하나님의 올바른 행위이고, 승리의 기쁨이 넘쳐날 때도 하나님이 마련하신 진실한 순간이다. 어떤 사건, 어떤 비극, 어떤 행복도 하나님의 제로가 되는 것, 이것이 다윗이 도출한 레시피다. 다윗은 자기가 부른 4절의 찬양을 자기 작품(레시피)이라고 절대 말할 수 없다. 하나님의 은혜(zero)가 자리하는 지점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chatGPT를 만들었느냐에 선뜻 그렇다고 할 수 없는 것처럼.
그러나 다윗의 레시피를 들고 빵을 만들려는 것은 전통적 방법이다. 거기엔 다윗의 deep한 시간이 빠져 있다. 내가 다윗의 레시피인 4절을 앵무새처럼 따라한다 해서 그의 레시피가 나의 레시피가 되지 않는다. 내가 부를 찬양은 나만의 레시피여야 한다.
다윗의 가사가 아니라 나의 찬송 가사를 얻기 위해 일상에서 빵을 먹는 것, 이것은 성서구절을 파고 들어가는 행위이다. 성서구절의 겉(특히 시편의 찬양 가사)은 스케일이 크다. 하나님은 바닷물을 뒤섞고 땅을 흔들 뿐만 아니라 지구 밖의 해달별도 관리한다. 이 가사를 반복해서 따라 부른다 하여 바닷물이 뛰놀며 땅이 흔들리지 않는다. 다윗의 찬송 레시피의 도출 과정을 생략한 채 그의 레시피를 암송해서 나의 레시피로 만들 수 있다는 요행을 바라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