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22 : 양들의 침묵
1절: 나의 하나님, 나의 하나님, 어찌하여 나를 버리십니까? 어찌하여 그리 멀리 계셔서, 살려 달라고 울부짖는 나의 간구를 듣지 아니하십니까?
이 기도 찬송은 새벽 암사슴의 심정으로 불러야 한다. 동이 트면 죽음과 삶이 결정된다. 다윗에게 찬란한 햇살이 비칠지, 죽음의 햇살이 비칠지 아무도 모른다. 하나님이 가만히 계시기 때문이다. 예수도 십자가에서 똑같은 기도를 하고 죽었다. 고요한 바람결에 엘리사에게 음성을 들려주시던 하나님이 예수에게는 숨소리도 안 들려주셨다. 예수가 다윗의 자손이어서다. 다윗의 자손 예수를 형과 오빠로 둔 이들의 운명도 얄궂다. 다윗에게, 예수에게, 그리고 그의 동생들에게 동 트기 직전이 가장 어둡다는 위로는 어설프다. 하나님과 거래하고 싶지만 그것도 안 된다. 누구라서 하나님과 담판 지을 수 있단 말인가. 더도 덜도 아닌 털 깎이는 양이 될밖에. 과연 양들의 침묵은 하나님으로 하여금 입을 떼도록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