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7 : 기도를 해부하는 다윗

17절: “나는 떳떳하게 주님의 얼굴을 뵙겠습니다. 깨어나서 주님의 모습 뵈올 때에 주님과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내게 기쁨이 넘칠 것입니다.”

다윗의 심정이 절절하다. 기도자는 하나님의 응답을 바란다. 그러나 그는 바람 한 점 없는 시공간에 갇혔다. 그는 혹시 자신의 허물 때문에 하나님이 가만히 계시는가 싶어서 자신을 성찰한다. 이윽고 그는 당돌하게 외친다: ‘나는 떳떳하게 주님의 얼굴을 뵙겠습니다’.

다윗이 실제로 허물이 없어서 자신의 무죄를 내세우며 기도했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깨끗한 기도가 하나님의 응답을 보장한다면, 그 누구도 하나님 앞에서 흠 없는 상태로 기도할 수 없음을 다윗은 잘 안다. 다윗은 허물 없는 기도 대신에 하나님을 향한 자신의 목마름을 보아달라고 요청한다. 다윗이 흠이 있다 하더라도, 그는 하나님의 얼굴을 뵐 수 있다. 시편 17편은 일차적으로 흠 없는 자기 손을 들어달라는 억울한 다윗의 기도일 뿐만 아니라, 이차적으로 기도 자체를 파고 들어가는 다윗의 해부이다. 그것은 하나님과 다윗의 관계에 대한 성찰이고 나아가 하나님과 인간(피조물 전체)에 대한 성찰의 적용이 확장된 이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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