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5 : 상식적 그리스도인

1절: 주님, 누가 주님의 장막에서 살 수 있겠습니까? 누가 주님의 거룩한 산에 머무를 수 있겠습니까?


다윗은 하나님의 장막에 살 수 있는 대상이 누군지를 물으며 기도를 시작한다. 놀랍게도 하나님의 거룩한 산에 머물 수 있는 대상은 불굴의 신앙 용사들이 아니다. 2절부터 이어지는 다윗이 언급한 사람들은 하나같이 우리의 상식을 벗어나지 않는다. 정직한 사람, 이웃을 모함하거나 해치지 않는 사람, 손해를 감수하고라도 신의를 지키는 사람, 고리대를 하지 않는 사람, 뇌물이나 권력을 탐해서 무죄한 사람을 해치지 않는 사람이 하나님의 거룩한 산에서 살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야훼 신앙을 제쳐두고 도덕적 생활로써 그분의 장막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섣부르게 말하면 안 된다. 다윗이 이 기도를 드리던 때의 이스라엘은 야훼 신앙을 기본으로 했기 때문이다.

왜 다윗은 이 노래를 불렀을까? 역설적으로 야훼를 신앙한다고 하면서도 상식적이지 않은 사람들이 많았기 때문이지 않았을까? 윤리와 도덕의 상식에 따라 사는 사람이 올바른 신앙인이다. 하나님 신앙에 매몰되면 자칫 방만한 생활을 하기 쉬운데, 그럴 경우 신앙도 삶도 다 망치고 만다. 다윗은 성서를 읽고 기도하고 모여서 예배하고 헌금하는 것만이 아니라, 정직하게 사는 것, 이웃을 모함하지 않는 것 등도 신앙생활이라고 강조했다. 가끔 하나님 나라의 확장을 땅 경계에 두고 신앙을 앞세워 소위 땅밟기 프로젝트 같은 것도 서슴없이 자행되는데, 그것보다 우리는 다윗의 기도문을 마음에 새겨야 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우리의 신앙 생활의 영역이 보다 넓어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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