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편 14편: 메이저 기독교와 마이너 기독교

5절: 하느님께서 옳게 사는 사람들과 함께 계시니 저자들은 겁에 질려 소스라치리라.


성서의 기도자들은 하나같이 하나님의 존재 증명을 요구한다. 다윗이나 욥은 하나님이 자신들의 생각과 삶을 옳다고 말씀해주시기를 바란다. 그러나 그들의 상황은 하나님이 편들어주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행악자들은 주님을 찾는 가난한 사람들을 집어삼킨다. 행악자가 겁에 질려 소스라쳐야 하는데 현실은 올바른 일을 하는 사람이 겁에 질리면서 하나님은 어디 계신가 하며 한숨 쉰다. 다윗이나 욥의 기도는 매번 하나님의 의로움, 하나님의 등장, 하나님의 자기 존재 증명을 요청하는 희망으로써 끝맺는다.

그들의 기도가 절절한 것은 하나님의 대답, 곧 자기 드러냄의 시간을 내세까지 연장한 데 있다. 욥은 뼈에, 요즘말로 DNA에 하나님의 존재 증명 요구를 새길테니, 현세가 아니라면 내세에서, 현재가 아니라면 다음 시간에라도 실증할 것을 요구했다. 그렇게 그들은 현세와 내세를 연결했다. 그들은 내세의 내세까지 영의 영으로, 부활체의 부활체로 생존해야 한다. 그만큼 그들은 억울했고, 하나님의 숙명의 올가미에 옥죄어 목 말라서 그분의 살가운 손길을 갈망했다.

메이저 기독교는 감사와 찬송을 받기에 합당한 하나님을 찾지만, 마이너 기독교는 하나님의 존재 증명을 요구하는 기도를 드릴 수밖에 없다. 하나님만을 의지하고 다윗이 말하는 지혜로운 사람이 되기로 지금 결단해보라. 당장 다윗처럼 욥처럼 기도하게 될 것이니. 기독교는 태생적으로 마이너리티 일 수밖에 없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기독교는 복을 말하며 메이저 리그 진입 꿈을 접지 못한다.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성사(Sacramentum, 성례)

책임의 원칙 (요 20:19-31)

하나님에 의한, 하나님을 통해 영원하게 인식되는 인생 (마 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