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33장: 경계를 긋는 지혜와 채워지지 않는 갈망
경계를 긋는 지혜와 채워지지 않는 갈망
"내 영광이 지나갈 때에 내가 너를 반석 틈에 두고 내가 지나도록 내 손으로 너를 덮었다가" (출 33:22)
모세는 하나님과 친구처럼 지냈지만, 여전히 목말랐습니다. 인간의 내면에는 그 무엇으로도 덮을 수 없는 구멍, 이른바 밑 빠진 독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어쩌면 아담과 하와가 에덴에서 느꼈던 그 원초적 허전함이 모세에게도 동일하게 흘렀을지 모릅니다. 에덴의 두 사람은 그 허전함을 스스로 채우려다 금지된 열매에 손을 댔습니다. 모세는 그들과 달리 하나님께 직접 "주의 영광을 보여 주십시오"라고 간청하지만, 그 본질적인 갈망의 뿌리는 같습니다. 이것은 단순한 호기심이 아니라, 사라진 낙원을 기억하는 피조물의 본능적인 비명입니다.
그러나 하나님은 모세의 눈을 가리시고, 그를 바위 틈에 숨기십니다. 여기서 바위를 황급히 그리스도라는 알레고리로 치환해버리면 텍스트가 가진 긴장감이 사라집니다. 하나님은 모세에게 자신의 얼굴 대신 등을 허락하십니다. 왜냐하면 인간이 하나님의 영광을 직접 대면하여 그 허전함을 단번에 채우려 하는 순간, 그 밑 빠진 독은 견디지 못하고 깨져버리기 때문입니다. 바위라는 차폐물은 인간이 또다시 아담과 하와처럼 스스로 혹은 과도하게 하나님의 영역을 침범하여 자신을 채우려 드는 시도를 막아서는 안전한 차단막입니다.
우리는 종종 신앙 생활에서 모든 것을 알고 싶어하고, 채워지길 원합니다. 하지만 하나님이 설정하신 것은 완전한 충족이 아니라 목마름을 안고 사는 인간의 영역입니다. 바위의 틈, 그 좁고 답답한 경계선은 우리가 스스로 하나님이 되려 했던 에덴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도록 막아주시는 은혜입니다. 우리의 허전함을 당신의 영광으로 한 번에 메우시는 대신, 하나님은 따뜻한 손바닥으로 우리 눈을 가리시며 우리가 감당할 수 있는 만큼의 지나가는 선함을 맛보게 하십니다. 목마름을 인정하고 경계 안에서 머무는 것, 그것이 피조물이 지켜야 할 아름다운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