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6장: 성막, 그 이중의 보호막
출애굽기 26장: 성막, 그 이중의 보호막
"지성소에 있는 증거궤는 속죄판으로 덮어라." (출애굽기 26:34)
성막은 아름답지만, 동시에 거칠기도 합니다. 안에는 정교하게 수놓은 휘장과 황금이 빛나지만, 밖은 투박한 가죽들이 덮고 있습니다. 편집자는 특히 가장 바깥 덮개의 재료로 '붉게 물들인 숫양 가죽'과 그 위의 '돌고래 가죽(개역개정: 해달의 가죽)'을 지목합니다. 여기서 돌고래 가죽이라 번역된 히브리어 타하시(Tachash)는 사실 그 정체가 모호합니다. 취리히 성경(Zürcher Bibel)은 이를 굳이 번역하지 않고 "Tachasch"라고 음차합니다. 이것은 현재 언어학적 지식으로 규정할 수 없는 신비한 재료, 광야의 살인적인 열기와 폭풍을 막아내는 하나님의 특별한 방패를 상징하는 듯합니다. 육지의 양과 바다의 타하시가 만나 성막을 덮었다는 것은 하나님이 육상과 해상을 아우르는 온 우주의 주권으로 당신의 백성을 보호하신다는 웅장한 선언입니다.
그러나 성막의 보호는 외부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가장 깊은 내부, 지성소에서도 또 하나의 덮음이 일어납니다. 바로 속죄판(Mercy Seat)입니다. 십계명 두 돌판이 들어있는 증거궤는 반드시 속죄판으로 덮여야만 합니다. 이것은 단순히 먼지를 막는 뚜껑이 아닙니다. 율법의 날카로운 정죄가 밖으로 튀어나와 죄인을 삼키지 못하도록 막는 영적인 안전장치입니다. 속죄판이 없는 증거궤는 폭탄과 같아서 인간이 감히 접근할 수 없습니다. 오직 속죄판이 덮일 때에만, 그곳은 심판의 자리가 아닌 은혜의 보좌가 됩니다.
이처럼 성막은 이중의 보호막(Dual Shield)입니다. 밖에서는 타하시 가죽이 세상의 풍파(환경적 고난)를 막아주고, 안에서는 속죄판이 하나님의 진노(영적 심판)를 막아줍니다. 이 완벽한 이중 덮개 사이, 그 안정된 공간에 우리가 있습니다. 세상이 아무리 거칠어도 뚫을 수 없는 가죽 덮개가 있고, 내 죄가 아무리 커도 뚫을 수 없는 속죄 덮개가 있습니다. 증거궤를 덮는 속죄판은 율법을 통한 구원이 아니라 복음을 통한 구원을 가리킵니다. 그러므로 우리는 이 성막 안에서 비로소 안심하고 숨을 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