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애굽기 22장: 지독한 연결, 맘몬을 넘어서는 배상의 정의
출애굽기 22장: 지독한 연결, 맘몬을 넘어서는 배상의 정의
"너희는 너희에게 몸붙여 사는 나그네를 학대하거나 억압해서는 안 된다. 너희도 이집트 땅에서 몸붙여 살던 나그네였다." (출애굽기 22:21, 새번역)
십계명의 네 가지 거대한 기둥(하나님, 사람, 사물, 안식일)은 22장에 이르러 우리 삶의 구석구석을 파고드는 세밀한 지침으로 변주됩니다. 성서 기자는 가장 먼저 도둑질에 대한 엄중한 경고(1절)로 시작하여, 사람 사이의 긍휼과 사랑(21절)으로 나아갑니다.
여기서 우리는 예수님이 십계명을 해석하며 보여주셨던 그 '지독한 연결'을 마주합니다. 하나님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사랑하는 것은 별개의 두 계명이 아닙니다. 그것은 동전의 양면처럼 완전히 하나입니다. 본문 28절은 "하나님께 욕되는 말을 하지 말라"고 경고하는데, 이 문맥에서 하나님(엘로힘)은 곧 재판장이나 지도자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즉, 내 눈앞의 아랫사람, 내 곁의 약자를 함부로 대하는 것이 곧 하늘의 하나님을 모독하는 행위라는 것입니다.
이 연결은 우리의 '거룩(Holiness)'에 대한 정의마저 뒤흔듭니다. 27절에서 하나님은 "가난한 자가 부르짖으면 내가 듣겠다, 나는 자비한 자임이라"고 선언하십니다. 여기서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는 명령의 원형이 드러납니다. 거룩은 성전의 엄숙한 제의나 세상과 분리된 고고한 존재론이 아닙니다. 거룩은 자비하신 하나님을 흉내(Imitatio Dei) 내는 것입니다. 가난한 이웃의 외투를 돌려주고, 나그네를 압제하지 않는 그 구체적인 '삶의 자비'가 곧 거룩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돈이 신이 된 세상, 맘몬이 영속성을 자랑하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벌보다 돈의 벌(배상)을 가장 무서워합니다. '소 한 마리에 소 다섯 마리'라는 고대의 징벌적 배상법은 생명 수단을 건드린 자에 대한 엄중한 심판을 보여줍니다. 그러나 성서는 심판을 넘어 긍휼을 요청합니다. "너희도 나그네였다"는 기억, 바빌론 포로기에도 그리고 오늘날 자본주의의 포로가 된 우리에게도 이 기억은 맘몬의 중력을 거스르게 하는 유일한 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