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신학적 실존 영인본 서문에 등장하는 바르트의 심정
며칠 전 칼 바르트의 Bonn 노회 연설에 감동 먹고, <오늘날의 신학적 실존> 시리즈가 대체 어떤 것이었나 추적하고 있다. 그 시리즈 마지막에 참여했던 Karl Gerhard Steck이 해당 시리즈를 3권으로 영인 작업할 때 쓴 서설에 바르트의 심정이 간략하나마 잘 소개돼 있다.
흥미로운 사실 몇 가지 소개한다.
1. 2호부터 아예 뒷표지 안쪽에 투고 자제를 요청했단다. 편집자들이 당분간 주도적으로 시리즈의 뭐랄까 노선을 잡겠다는 거다.
2. 불트만이 바르트에게 편지를 써서 6호에 에른스트 볼프 글 실렸대? 하면서 내가 추천하는 이 사람의 글(야콥)도 실어주면 좋겠다고 작업을 했단다. 바르트가 야콥의 원고를 세 번이나 읽고 나서 노 라고 했단다. 자기네 취지와 맞지 않다는 거다. 심지어 바르트는 불트만의 설교도 안 된다고 했단다. 이유는 같다. 당신이 생각하는 기독론과 인간학의 관계성이 시리즈와 맞지 않는다는 거다. 당신의 글이 실리면 이 시리즈의 본질이 흐려진다는 거다. 그러면서 슬그머니 독자를 끌어들여, 당신 글을 실으면 독자를 오도하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대놓고 NO라고 했단다. 당신은 육지 멋쟁이~ 나는 바다 이쁜이~ 천생연분 결혼합... 응???? ^^
3. 소위 국가에 의해 <원고 검열>을 당하게 되자 출판사에서 교회 정치적 입장 표명을 좀 빼라고 했단다. 바르트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나를 빈 공간에서 신학하게 만들지 마십쇼. 국가 정책에 대한 나의 신학적 발언을 막지 마십쇼. 제발 나를 재갈물린(의역이다. 원래는 000) 개가 되게 하지 마십쇼.'
4. 시리즈 1호가 8쇄를 했는 것 같다. 그만큼 1933/34년 당시 대다수 그리스도인이(특히 지도자들) 히틀러 잘한다 할 때도 이 시리즈를 사보며 물 몇 모금 마시는 사람들이 많았던 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