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순절 21: 씻어주시다 (요 13:2-5 )

사순절 21
씻어주시다
요 13:2-5  

2 마귀가 벌써 시몬의 아들 가룟 유다의 마음에 예수를 팔려는 생각을 넣었더라
3 저녁 먹는 중 예수는 아버지께서 모든 것을 자기 손에 맡기신 것과 또 자기가 하나님께로부터 오셨다가 **하나님께로 돌아가실 것을 아시고**
4 저녁 잡수시던 자리에서 일어나 겉옷을 벗고 수건을 가져다가 허리에 두르시고
5 이에 대야에 물을 떠서 제자들의 **발을 씻으시고** 그 두르신 수건으로 닦기를 시작하여


◇ 유월절 만찬을 나누는 중에 예수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습니다. 참 뜬금없는 행동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식사를 하시다가 발을 씻긴다? 이해가 안 되는 행동입니다.

이것만 이상한 것은 아닙니다. 발을 씻기는 일은 스승이 제자에게 할 행동은 아닙니다. 제자가 선생님의 발을 씻긴다면 이해가 가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스승이 제자의 발을 씻기는 것은 아닙니다. 그리고 유대의 풍습에 발을 씻기는 일은 종이 하는 일이라고 합니다. 손님이 오면 손발 씻을 물을 준비해 종들이 씻겨주었다고 합니다. 유대인의 정결례에 따라 그들이 밖에서 돌아다니다가 어떤 부정한 것을 만지거나 발로 밟았을지 모르기 때문에 손, 발, 귀를 닦는 것입니다. 부정한 것이 묻어 있을지도 모르는 발을 선생님이 씻어준다구요?

예수님은 급하셨던 것 같습니다. 자신이 무엇 때문에 왔는지 그 목적을 분명히 아셨고 곧 아버지께로 돌아가야만 한다는 것을 아셨던 것입니다. 그래서 자신이 왜 이 땅에 왔는지 전해주고 싶었던 것입니다. 그래서 식사를 하시던 중에 급하게 제자들의 발을 씻기신 것이 아닐까요? 

제자들의 발을 씻기는 것은 단지 먼지 묻은 발을 씻기는 것을 넘어섭니다. 그것은 제자들의 죄를 씻는 것입니다. 스승이 제자들의 죄를 대신 씻어주는 것입니다. 스스로 씻을 수 없는 그 죄를 예수님이 대신 씻어주셔야만 하는 것입니다.

베드로는 예수께서 발을 씻기려는 것을 강하게 거부하였습니다. 베드로는 예수님이 왜 발을 씻기시는지 알지 못했던 것입니다. 

베드로가 이르되 내 발을 절대로/영원히 씻지 못하시리이다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 (8절)

예수께서는 거부하는 베드로에게 “내가 너를 씻어 주지 아니하면 네가 나와 상관이 없느니라”고 말씀하십니다. 예수께서 제자들을 사랑하시기에 그들의 발을 씻기는 것입니다. 그들을 사랑하시기에 십자가에서 피 흘려 그들의 죄를 씻어주시는 것입니다. 예수께서 베드로의 발을 씻기듯이 피 흘려 죄를 씻어주시지 않으면 주님과 베드로와 무슨 상관이 있겠습니까?

주님은 제자들의 발을 씻기셨듯이 우리의 발을 씻기기를 원하십니다. 아주 깨끗하게 씻기기를 원하십니다. 깨끗함을 받은 우리와 함께 하시기를 원하십니다. 주저하지 마시고 주님께 발을 맡기십시오. 너무 더럽다고 주저하지 마세요. 주님은 더 기쁜 마음으로 닦아주실 것입니다.

하나님, 나의 더러운 발을 주님께 맡깁니다. 깨끗케 하여 주소서! 성령님, 진리로 인도하소서. 아멘!

이 블로그의 인기 게시물

성사(Sacramentum, 성례)

책임의 원칙 (요 20:19-31)

하나님에 의한, 하나님을 통해 영원하게 인식되는 인생 (마 3:11-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