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가복음 13장: 희망의 종말론
13장: 희망의 종말론
11 사람들이 너희를 끌고 가서 넘겨줄 때에, 너희는 무슨 말을 할까 하고 미리 걱정하지 말아라. 무엇이든지 그 시각에 말할 것을 너희에게 지시하여 주시는 대로 말하여라. 말하는 이는 너희가 아니라 성령이시다.
20 주님께서 그 날들을 줄여 주지 않으셨다면, 구원받을 사람이 하나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주님께서는, 주님이 뽑으신 선택받은 사람들을 위하여, 그 날들을 줄여 주셨다.
31 하늘과 땅은 없어질지라도, 나의 말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다.
37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다. 깨어 있어라.
저주와 파괴의 시공간에서 하나님은 당신의 일, 곧 건져내고 살려내는 일을 하신다. 혼돈과 저주의 그 시공간은 역설적으로 하나님의 능력의 손을 경험하는 때이다. 그 때에 인간의 사유와 논리가 아니라 옛날 하나님이 선지자들 입에 당신의 말씀을 담아주셨던 것처럼 그분이 펼치는 희망을 체험한다. 파국의 전조를 알고 깨어 있는 사람만 전능하신 하나님의 손을 붙잡을 수 있는가? 아니다. 13장에서 마가복음 편집자는 그리스도교의 희망을 예수님의 두 가지 말씀에 담았다. 하나는 하늘과 땅은 없어질지라도, 나의 말은 절대로 없어지지 않을 것이라는 말씀이다(31). 하늘과 땅이 없어지는 것이 파국과 파멸이라면, 절대로 없어지지 않는 말은 무엇인가? 환난의 날들을 줄여주신 것, 곧 구원이다. 다른 하나는 내가 너희에게 하는 말은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라는 말씀이다(37). 예수님이 모든 사람에게 하는 말이 저주와 파괴일 수 없다. 예수님의 성육신과 그분의 다시 오심을 구원과 파멸로 나누는 그리스도교야말로 종말을 맞이해야 한다. 그런 그리스도교는 돌들도 아브라함의 자손을 만들 수 있는 하나님의 전능을 모른다. 그런 그리스도교는 예수님의 십자가와 부활의 능력장을 그분이 선택하신 사람들의 영역으로만 축소시킨다. 그런 그리스도교는 창조 때는 무한히 경계를 넓힐 줄 알면서 구원 때는 영역을 축소하는 모순을 노출한다. 그런 그리스도교는 악의 실체, 이름하여 사탄과의 싸움과 승리만을 강조할 뿐 성서 곳곳에서 하나님이 사탄을 부리고 대화하는 장면을 흘려본다. 마가복음 13장은 개인, 가정, 사회, 국가, 지구, 우주, 그리고 그들 사이의 모든 관계성의 파멸보다 그것으로부터 최종적 구원을 가리킨다. 마가복음 편집자는 희망의 종말론을 펼치고 있다.